강원도 여행(강릉-속초-고성)③강릉,리두,행복한 밤(feat.홍이삭)
약 2년전,
지인이 '너~무 니 스타일' 이라며
소개해준 '리두'(Re-Do).
강릉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인데
Re는 Recycle(재활용)
Do는 Donation (기부) 를 뜻한다.
이름에 드러난 가치관대로
내부의 모든 가구 및 인테리어를
재활용 물품으로만 만들어냈다.
↑리두(RE-DO backpackers)에 대한 소개 영상
또한!!
이 공간을 만드는 전 과정을
리두에 찾아온
여러 외국인 백패커들과 함께 했다.
(홈페이지도 영어로만 되어있다..한국어 지원 안됨..)
일종의 '재능기부' 로 만들어진 공간.
▶리두 홈페이지
https://redobackpackers.com
하루이틀 숙박하려고 왔다가,
이곳의 분위기,가치관,프로젝트,사장님(?)에 반해
스탭으로 일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리두.
작년 여름에 방문하고 싶어서
홈페이지에 있는 사장님 폰번호로
전화,문자 다 시도해봤는데
무응답....ㅜ
그래서 올해 재도전!!
홈페이지로 예약하면 도미토리 1박에 3만원,
타 숙박사이트에서 할인 이벤트로 23,500원에 예약!
경포에서 버스로 주문진에 도착하니 8시가 다된 시간.
지도를 보고 리두를 찾아갔다.
네이버 지도없음 여행 어떻게 할까...?
리두에 도착했을때
마당에서는 이미 바베큐파티 준비가 한창이었다.
실내로 들어가니 외국인 몇명이
공용공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들 중 한명이 나를 보더니
체크인을 도와주겠다며 다가왔다.
알고보니 마당에 있던 한국인들은 다 손님.
오ㅣ국인들은 모두 리두의 스탭이었다.
뭔가 바뀐 느낌 ㅎㅎ
체크인을 하고,
리두 이곳저곳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부엌,화장실,방,공용공간,펍 사용안내)
물론, 모든 대화는 영어로 진행되었다.
순간, 여기가 어디지..........?? 싶었다.
아주 이색적인 느낌.
분명 대한민국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바닷가 앞인데,
외국인 스탭이 영어로 체크인과 숙소안내를 도와준다........
이때부터였을까
내적 흥이 꿈틀꿈틀 차오르기 시작했던게....
도미토리에 후딱 짐을 풀고,
리두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게하를 많이 이용하다보니
모던하고 깔끔한 게하들이 인기를 끈다.
리두는 그쪽 취향은 아니다.
편리하고,깨끗하고 깔끔하고
장마철에도 막 뽀송하고
좋은 향기가 막 나고, 아메리칸 브랙퍼스트가 제공되고..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다.
(리두 다음날 속초에서 묵었던 게하가 그런 '깔끔함'의 끝!)
정말 배낭여행객들이 쉬어가는 산장? 같은 느낌이랄까..
이불을 사방 말려놓고 있는데 물이 뚝뚝 떨어진다.
(심지어 2층에서 말리는 이불에서 1층으로 물이 뚝뚝)
살짝 퀘퀘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한가지 컨셉으로 정의할수 없는,
돈을 들인 흔적이 어디에도 없는 인테리어들.
부엌은 정리는 되어있으나,
이미 하드웨어 자체가 깔끔하지 않다.
서비스 태도 풀장착한 사장님이나 스탭도 없다.
누가 여기만 보면 리두 디스하는 줄 알겠다.ㅎㅎㅎ
(아, 물론 가장 중요한 침구류가 매우 깔끔했다!)
나에게는 모든 것들이 멋져 보였다.
젊은이들의 힘, 자유로움, 투박함
창의성, 공동체성이 느껴지는 공간.
누구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해야만 굴러가는 '자발적인' 시스템.
내부를 둘러보고 마당으로 나가니
마당앞쪽으로 리두 펍이 있었다.
펍안에서는 방송용처럼 보이는 큰 카메라가
누군가 기타를 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흠. 들어가면 안될것 같은 분위기.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일행들에게로
슬며시 다가 갔다.
친절하게도
바베큐 파티에 초대 해주었고,
자연스레 합류하게됐다.
알고보니, 사장님이 베푸는 무료 바베큐 파티였다.
양념갈비,목살,각종 야채,밥...
아주 풍성한 식탁이었다.
파티에는, 나 포함 7명의 한국인이 있었는데
두 친구만 일행이고
나머지는 다 서로 처음 보는 나홀로 여행족들이었다.
1박 예정으로 왔다가 3박중인 분들도 있었고
장기투숙하는 분도 있었다.
내가 1박으로 왔다니까,
분명히 더 있게 될거라고 장담한다며
다들 신이나서 깔깔 웃었다 ㅎㅎ
외국인 스탭들까지 파티에 합류하면서
서로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그간 어딜 여행했는지
다음 여행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리두의 외국인 스탭은 4명이었는데,
두 명은 세계 여행자들(다음 행선지는 '일본')
두 명은 각각 독일,멕시코에서 온 교환학생이었다.
4명 모두 리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듯 보였다.
펍안에서 뭘찍은거냐고 외국인 스탭들에게 묻자,
k-pop 가수가 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누..누...구??
다른 게스트들은 이름을 말해줘도 모른다며
명확치않은 한국발음으로 알려준 그 이름은...
바로..
홍.이.삭
OMG
작년 jtbc에서 했던 밴드경연인 '슈퍼밴드'에서
최종 4팀 중 하나였던 '모네' 의...바로 그...홍이삭..
엄마랑 진짜 열심히 봤던 프로그램이라
출연진, 노래 다 꿰고 있는 사람 나야나..
내가 막 호들갑을 떠니까
외국인 스탭들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냐며
눈이 땡그래졌다 ㅎㅎㅎ
사연인 즉슨,
홍이삭씨가 슈퍼밴드 출연전,
이곳 리두에 손님으로 왔다가 사장님과 인연을 맺었는데
'론리플래닛' 이라는 여행안내 잡지에서
홍이삭씨를 촬영하는 화보?영상? 그런게 있었는데
홍이삭씨가 촬영지로 '리두'를 제안해서
여기서 찍게 됐다는....
내가 알기론 이런 이야기이다.
(이게 사실 알고보면 '리두'에 엄~청난 사건이었음...
ㅅㅣ간의 흐름상 후반에 쓸 내용.....)
↑홍이삭씨의 유튭계정에 이날 강릉 내려오는 길이 올려져있다:)
그냥 가는건가..ㅜ
아쉬움에 목빼고 차량쪽을 쳐다보고 있는데..
사장님이 가서 뭔가 부탁하는 듯 하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오셨다.
응..??
그러고는 잠시후 홍이삭씨와 매니져가 오는 것이 아닌가....
중고딩시절 빠순이 짬바가 있는 나는
'슈퍼밴드 잘 봤다, 팬이다, 같이 사진찍어도 되냐'
주저하지 않고 들이댔다. ㅎㅎ
흔쾌히 오케이 하는 홍이삭씨🤘
나를 보고 용기(?)를 얻은 다른 게스트들도
한명씩 수줍게 홍이삭씨와 사진을 찍었다.
ㅎㅎㅎㅎㅎ
포토타임 후, 홍이삭씨는 같이 불가에 둘러서서
고기먹고 이야기나누면서
그냥 리두의 손님처럼 편하게 파티를 즐겼다.
그리고 드디어..!!
그가 기타를 잡았다...
두곡을 불렀는데,
한곡은 잘 모르는 노래였고
한곡은 stand by me.
웬더나잇~으로 시작하는 바로 그곡!!
모두다 아는 명곡에
홍이삭의 감미로운 목소리,
강약을 오가는 기타선율,
반짝이는 눈으로 숨죽여 듣고 있는 우리들.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
행복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런 밤..
(표현을 안할 수가 없는 그 충족감. 오랜만이었다.)
멋진 공연 후, 홍이삭씨는
다음날 스케줄때문에 자리를 떠야했다.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정말로 bye.
자, 그럼 리두에서의 밤은 끝...............................................
........................................................................
이 나질 않쥬..ㅎㅎㅎ
그때부터 시작......이었다고 말하면,
술이나 마시면서 밤새 놀았겠지.....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일반적인 게하의 풍경이니까.
홍이삭씨가 떠나고
우리는 소음우려와 모기공격으로 인해
펍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펍안에는 전자피아노와 기타가 있었는데,
도대체 무슨 우연이고 무슨 인연인지
그날 게스트중에
작곡전공 여자분과 밴드활동을 하고 있는 남자분이 있었다.
일행아님 ㅎㅎ
그 두 사람은 자연스레 악기를 잡고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스탭들, 한국인 손님들 다 알만한 팝송으로
연주를 해서 다같이 신명나게 떼창을 했다.
여기저기서 자연스럽게 신청곡이 들어왔다.
신청곡이 들어오면 정말 신기하게
자동으로 연주가 되는 두사람.
거기에 이웃동네 일산에서 온 남자손님이
카혼을 두드리기 시작하는데,
예사솜씨가 아니었다.
드럼을 쳤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그렇게 얼마나 다같이 노래를 불렀는지 모르겠다.
나중에는 한국 가요까지ㅎㅎ
정말 신명나는 밤이었다.
다들 광대가 아플정도로 웃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중, 가장 행복해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사장님이신 데미안!!(한국성함을 모른다;;)
알고보니,
리두는 이번 8월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건물 임대문제가 있는 듯 했다.
신규손님은 17일 까지만, 그 이후엔
재방문 게스트들만 받으신다고 한다.
페어웰기간이라고나 할까...
사장님은 여행으로 지구 두바퀴를 도셨댔다.
여기저기 '좋은곳'을 찾아다녔던것.
그 두바퀴 여행이 끝나고 든 생각,
"한국에도 찾아올만큼 '좋은 곳'을 만들어보자."
너무 멋진 발상이다.
그래서 사장님의 가치관과 경험을 갈아 넣어 만든게 '리두'
내기준에도, 사장님 피셜로도,
한국 어디에도 없는 곳.
그리고 시작하실 때의 목표가
리두가 론리플래닛에 실리는 것!!
이었다고 한다.
요식업계에 미슐랭이 있다면
여행업계에는 '론리플래닛' 이 있다고 할만큼
전세계 여행자들에게 영향력있는 여행 안내서.
(나는 이날 처음 들어봤다ㅎㅎ)
근데, 폐업을 얼마 앞두고
그 목표한바가 이루어진 것이다.
내가 찾아간 그날 밤에 말이다..
사장님이 왜그렇게 행복해 ㅎㅏ셨는지 이해가 됐다.
연신 기분좋다 말씀하시며
비싼 술도 게스트들에게 무료로 내주시고
계속 생색 내심..ㅎㅎㅎ
ReDo Backpacker's | South Korea Hotels
Located in Gangneung, 19 km from Gangneung Olympic Park, ReDo...
www.lonelyplanet.com
↑론리 플래닛에 리두(ReDo)
(이번 홍이삭씨 관련해서 실린 건 따로 있는 듯, 아직 업로드가 안됐는지 검색이 안된다;;)
나 역시 행복했다.
이번에 방문하지 않고 내년으로 미뤘다면
리두는 경험해보지 못했을거라는 게,
리두의 꿈이 이루어진 그날밤,
거기에 함께 있었다는게
큰 안도감과 기쁨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새벽 4시까지 음악,술,이야기..로 가득했던 시간들.
2020 잊지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채웠다:)
에필로그
① 홍이삭씨와 찍은 사진은...요.....?
보통은 폰내장 쌩카메라를 쓰는데
그래도 연예인이랑 사진 찍는다고
생전 안쓰던 어플 카메라를 켜서
함께 셀카를 찍었다.
그런데 문제는,
어플은 사진촬영후 따로 저장버튼을 눌러야 한다는것...
그걸 몰랐던 나는
새벽까지 신나게 놀다가 핸드폰을 방전시켜버렸다.
다음날 아침 확인해보니...
사진이 없는게 아닌가..........
( 그날 아침의 그 절망감은......떠올리고 싶지 않아ㅜ)
② 홍이삭 노래...가...듣고 싶다!!!
홍이삭씨 노래 동영상?
당연히 찍었다.
게시하고 싶은데,
그래도 되나...?? 괜히 쫄린다.
혹시 폐가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
우리에게 멋진 공연을 선물한 이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싶은 맘이랄까.
(홍이삭씨의 유튭계정에 댓글로 아주 예의바르게 문의해놓은 상태ㅎㅎ)
.
.
.
라고 쓰고 아직 포스팅 전이었는데
홍이삭씨 유튭계정을 통해 답글이.....
끼~~~야~~악
여러분, 계탔습니다.
동영상 올립니다....!!!!!
여러분, 화면 확대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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