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새로운 시작 그 두번째 이야기.
2. 독립
기억하기론, 서른하나 둘 즈음에 처음 '독립' 에 대한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대학은 넉넉히 30분 정도의 통학거리.
졸업 후에도 15년간 행신,일산을 벗어나 일해본적이 없고,
부모님과 함께 살아서 어쩔수 없이 겪게 되는 '내 공간'에 대한 자유의 제한은
두분 여행가시는 때를 노려(?) 친구들 불러서 신나게 노는 정도로 해소하곤 했다.
부모님이 계셔도 매주 '하숙생' 처럼 오ㅏ서 자고가는 친구들도 있었고,
여행은 원껏, 외박은 눈치보며 가끔.
서른 전까지 '독립'은 나에게 ㅇㅏ예 생각해보지 못한 삶의 형태였다.
처음 독립에 대해 부모님께 이야기를 꺼냈을때,
'결혼하면 어차피 떨어져 살 텐데 뭐하러 미리 독립을 하냐'...가 부모님의 의견이었고
나 역시 스쳐지나가는 아이디어에 불과했기 때문에 강하게 어필할 마음도 없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났고,
2020년 4월, 난 40년만에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게 되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왜 갑자기??
30대는 나를 조금더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그 어느시기보다도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이 나올듯 나오지않는고민을 계속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명확해졌고
갈팡질팡하면서도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이런과정가운데 올해들어 유독 혼자만의 공간,시간,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긴급한' 열망이 생겼다.
40..이라는 나이가 주는 긴급함과 당위성이 있었달까?
그럼 좋겠다.
내 공간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었으면,
꿈에 다가가는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로 '내 살림'을 해봤으면
오롯이 내공간에서 이것저것, 청춘을 낭비하는 일들을 해봤으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된 인격체가(쉽게 말해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주일 정도 방을 보러 다니고, 볕이 잘 드는 4평 원룸을 첫 보금자리로 정했다.
부모님께 거의 통보식으로 선언하고(이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반대할까봐 쫄아서 선언했는데..암튼 상의하는 척(?)이라도 하는게 지혜로운 길이다) 4월초 이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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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리 하우스 - 4평 원룸 이사과정과 인테리어는 추후 포스팅 할 예정. 기대해주시라:)
첫주는 인테리어 때문에 정신 없었고,
둘째주는 이곳이 나만의 공간이라는게 신나면서 낯설었고
셋째주부터는 3년차처럼 익숙했다.
이제 내일 모레면 딱 두달째이다.
두달차 소감은?
대~단히 좋을건 없다. 원래 이렇게 살았던것 같이 익숙하다.
독립 두달차에 뭐가 좋고 아쉬운지 얘기하는건 많이 이른감이 있으니..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해볼까?
30대 후반에 어색하게 찾아온 카페인민감증..
사발로 마셔도 레드썬 수준으로 잠들던 사람에게 카페인 민감성은 충격 그자체였다.
때문에 6시 이후에는 잠못잘 각오하고 커피를 마셔야 했다.
근데 요즘은 자기 바로 직전에 커피를 마셔도 꿀잠을 잔다. 놀랍다..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던데..그렇담 나는 좋은 선택을 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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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지인들을 자유롭게 초대해 시간을 보낸다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나이 마흔에 '나혼자 산다'를 찍고 있다.
나래바 같은 우드리 식당도 열었다가, 경반장 같이 여기저기 뚝딱거리기도 하고,
기안84처럼 한껏 게으름을 부리기도 하고, 성훈뺨치는 먹방을 펼치기도 한다.
아무쪼록 이 새로운 선택이 내 인생을 좀 더 의미있게 만드는 한 징검다리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독.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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