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리 하우스에 얽힌 웃픈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귀한 집들이 손님이 오셨다.
집이 4평이라 매우 좁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신터.
들어오시면서
' 생각보다 좁지 않네, 잘꾸며놨다' 하시더니
한마디를 더 하셨는데....................
.
.
.
" 그래, 방은 어디니?"
.
.
.
그렇다.
4평 원룸은 좁다.
현관에서 보이는 곳이 집의 전부인,
방은 어디냐는, ㅈㅓ 전설의 코멘트가 납득이 되는,
다용도실,화장실,거실(겸 침실 겸 주방)모두 합쳐 4평인 우리집.
1. 이유 하나
: 참을 수 없는 '주머니'의 가벼움
좁은 집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첫 보금자리로 4평 원룸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머니' 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
더 넓은 방도, 복층 구조 원룸도 둘러 봤지만
지금 내 경제력에 딱 알맞는 가격대는 4평 원룸이었다.
2. 이유 둘 : 미스 선샤인
이전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집은 풀옵션이 아니다.
20개 이상의 방을 봤는데
같은 평수, 같은시세의 다른 원룸은
모두 풀옵션이었다.
(반지하 제외)
냉장고,세탁기,가스레인지가 없는데
그 모든게 다 갖춰져있는 풀옵션 방들과 같은 시세...;;
그럼에도 이 집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바로~
'채광' 과 좋은 채광이 들수 밖에 없는 '주변환경'이었다.
이 집은, 방투어 초반에 봤는데
처음에 볼 때는 딱히 여기다! 싶지 않았다.
풀옵션도 아닌데다가,
본가도 정남향에 채광이 좋은 집이여서
그 정도 채광은 당연시 여겼던 것.
그런데 다른 방들을 볼수록
이 집이 얼마나 레어템인지 알 수 있었다.
남향물건도 많지 않았지만
남향집이라고 해도,
건물들 사이 간격이 좁아서 실내가 어두웠고
창문을 열면 옆건물이 보여서 좀 불편할 것 같았다.
이 방처럼 밝고, 전망이 트인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동네 원룸촌의 집들은 거의다 그렇다. 이 집이 아주 독특한 케이스)
이 우드리하우스로 말할 것 같으면...
거실창문은 정남향으로 나있고
다용도실 창문은 동향이다.
아침엔 다용도실 쪽으로 해가 들어오고
(아침에 밝아서 깬다)
그 이후엔 남향창으로 쭉 해가든다.
게다가 정남향 창문 바로 앞쪽으로 건물이 없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바로 길건너에 하나 있고
다음건물까지가 거리가 꽤 된다.
한마디로,
볕과 바람이 드는 길에 장애물이 없다.
거실창문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창문을 올려다 보면 '나무와 하늘' 뿐이다.
다용도실 창쪽도
옆건물이 우리건물보다 두층높이정도 낮아서 (경사 지형때문에 그렇다)
빨래 널다가 옆건물 이웃분과 어색한 조우를 할 일이 없고,
(아파트 사는 분들은 이해못하는...원룸촌 풍경)
멀리 내사랑 북한산이 훤~히 보이는, 뷰명당이다.
햇빛을 좋아하는 내 개인적 기호는 차치하더라도
(자칭,타칭 애칭이 '햇님이' ......입안짧음....)
채광과 통풍은
집의 쾌적함, 건물상태의 청결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3. 이유 셋 : 옥세권
집을 볼 때 부동산사장님께 꼭 여쭤본 질문.
'옥상을 사용해도 되나요?'
'네 대신 정리를 꼭 깨끗이 하세요'
오예~
우드리하우스는 꼭대기층이다.
그래서 옥상 접근성이 좋다.
요즘 편세권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난 것보다 더 좋은 옥세권에 산다.
그래서 옥상에서 뭐하냐고요..?
1) 작업공간
엉성하지만, 이것저것 뚝딱뚝딱.
2) 미니텃밭
스티로폼 박스 3개를 주워와,
앞산에서 퍼온 흙과 토요장에서 사온 비료를 섞어서
방울토마토,고추,상추,쪽파,루꼴라를 심었다.
루꼴라는 이제 끝. 상추는 거의 끝이 나가고
방토는 끊임없이 열매를 맺어서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다.(1인분)
고추는 양도 적고 성장도 더디다.
상추는 열심히 뜯어먹었다.
쪽파도 필요할때마다 뜯어 쓰고 있다.
3) 옥상파티
장마로 아직 오픈을 못한 옥상파티.
역시 당근마켓으로 구입한 테이블과 파라솔~
저기 앉아서 북한산뷰를 바라보고 있으면
여기가 어딘가...싶고 가슴이 탁 트인다.
4. 문제해결
: 고기는 뜻어야 맛이요 말은 해야 맛이지
가장 큰 단점이었던 논옵션.
아니 에어컨은 있었으니까 원옵션.
내 나름의 해결책은?
첫째, 당근마켓으로 세간살이 저렴하게 마련하기
(총 37만원)
↓이전포스팅 참고
[자취러들 주목] 21세기 아나바다! 당근마켓으로 30만원대에 새집 살림살이 싹~장만하기
'당~근!' 알림음도, 이름도 귀여운 당근마켓. 대략, 주변지인 10명에게 물어보면 9명은 알고 있고, 4명 정도는 실제 거래해본적도 있는 꽤 인지도 높은 중고거래 어플이다. 사는 동네를 gps로 인증��
woodleeco-life.tistory.com
둘째,
이 집으로 마음을 굳힌 후,
풀옵션이 아닌 점을 인질(?)로 삼아
첫달 월세 흥정을 시도해보았다.
처음엔 십만원을 깎아달라고 했는데
어이없어 하시면서
25만원 월세에 10만원깎으면 어쩌냐고
절대 안된다 하셨다.
그래서 선심쓰듯이,
'에이..그럼 5만원만 깎아주세요'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해주시는게 아닌가.
월세가 흥정이 될까..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월세흥정은 가능하다!!
자잘한 물건살땐, 기를 쓰고 깎는데
꽤 큰 금액인 이런 월세가격을 흥정 못할 이유는 없다.
어찌보면 아쉬운 쪽은 집주인분이다.
공실이었던 곳이 따박따박 월세들어오는 황금알이 될판인데,
고 몇만원을 못깎아 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못깎아준다고 하면? 말면 되는거다.
한마디로 잃을게 없는 흥정이 되는 것.
(주머니 가벼운 자취러들 모두 화이팅!)
사실 이 집의 단점은 논옵션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점은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매번 예고할 포스팅이 뭐이리 많은지;;;;)
문제가 뭐였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단독 포스팅하면
자취를 앞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난 4평 작은 집을 계약했지만
작업실,텃밭,야외테라스까지 덤으로 얻었고
(도대체 몇평이야...)
멋진 북한산 뷰는 '선물' 로 느껴진다.
맑은날에는
해가 넘어가도록 밝은 바깥 자연조명덕에
전기값도 애낀다.
이렇게 우드리하우스는,
나의 첫 보금자리로
축.합.격
나에게로 와줘서 고마워. 나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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